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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기사 > 조행기 모음 > 2002-11-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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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멋과 재미란 이런거죠
[술가에서 뵙다] 11월 09일 게시판에 모 회원께서 '술가에서 뵙죠'라고 하셨는데 정말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사천의 어느 경치 좋은 저수지의 술가에서 오래간만의 즐거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밤이 늦도록 기분좋게 술마시며 낚시이야기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고, 어느새 날이 밝아오는데.....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아무리 술이 좋고 사람이 좋아 모였다고는 하지만 명색이 낚시모임인데 더군다나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낚시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송어도 아주 바글바글할 것 같죠? ^^
아침 운동도 할 겸 전부 나서서 잠시 물안개와 아침햇살을 낚았습니다. 먼 말씀인지 아시겠죠? ^^;
아~ 배경은 '흐르는 강물처럼'보다 더 멋지지 않습니까? 근데 배우가 브레드피트와는 차이가 좀 많이 나네요. 아쉬운 장면이네요........................................튀자!!! ㄴ@.@ㄱ
[그래도 손맛은 봐야지] 멋진 곳에서 좋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긴 했는데 더 추운 겨울이 오기전에 손맛은 봐야겠죠? 바로 남강의 모처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도착한 이곳... 늘 쏘가리는 아니더라도 즐거운 손맛을 안겨주는 이곳에서 대박을 기대해 봅니다.
역시 우리의 노조사님께서 씨알 좋은 끄리로 출발을 장식하시고...
옆에서는 숯불 위에 돼지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고 아이들은 따사로운 햇살아래 신이 나서 뛰어다니고 어른들도 맑은 물, 맑은 공기, 파란 하늘, 펄떡거리는 물고기에 아이들보다 더 신이 났고.... 흐~ 좋다.
형수님들께서 구워주시는 돼지고기를 날름날름 받아먹으며 소주잔을 홀짝 거리다가 신발을 구겨신고 큰 바위 잠긴 곳으로 스푼을 원투해서 충분히 가라앉힌 다음 살짝살짝 액션을 주며 감아들이는데 투욱~ '허거덩! 침착하게...' 줄을 살짝 늦추어 주었다가 훅킹~ 덜커덕~ 부들부들~ 이야 대가 휘는게 장난이 아닌데 분명 끄리는 아니고 부들부들 떨긴 하는데 쿡쿡 쳐박진 않는다... 배스인가... 프로쏘키에 1.5호줄로 비교적 쉽게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오만 폼은 다 잡으며) 발 앞으로 끌고 오는데 씨알 좋은 배스임이 확인되고, 이놈이 고개를 내밀고 한번 쳐다보더니 휙 돌아서 드랙을 찌익 풀고 내달릴려고 하지만 주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드랙 좀 조으고 바로 꺼내 버렸는데... 바로 뒤에 계시던 형수님들과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를.... ㅠ.ㅠ; 제 낚시 인생에 첫쏘가리 잡고 마눌과 부둥켜 안고 울었을 때 이후로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었답니다.
흐흐.. 제가 원래 물고기 릴리즈 주의자이지만 오늘의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칼을 쓰지 않을 수가 없죠? ^^* 쏘가리나 꺽지도 아니고 배스이니... 거기다가 살도 워낙 많으니 쐬주 안주로 아주 그만이죠. 비늘 쓱쓱 벗기고 칼집내서 돼지고기 굽던 석쇠에 올려놓구 왕소금 골고루 문질러 발라주니 거참 분위기도 나고 맛있던걸요?
다들 손맛 보고 재미있게 놀다가 해지기 전에 각자의 집으로 향했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한 정말로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런 만남이야말로 제가 꿈꾸던 바로 그런 낚시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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