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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기사 > 조행기 모음 > 2002-10-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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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짝 꺽지의 비밀
[가을엔 대물꺽지?] 10월 03일 SSOS 남녘회원 밀양강 번출이 있었던 날입니다. 전반적인 이야기는 지난 조행기에서 말씀드렸고 오늘은 꺽지낚시에 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을에는 꺽지 씨알이 굵어진다고 하지만 요즘은 여름 휴가철에 자행되는 무자비한 남획으로 가을에 대물꺽지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 이 계절에 씨알굵은 꺽지는 어디에 숨어있고 어떤 방법으로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일단 가을이 오면서 여울에 붙어있던 꺽지들이 겨울을 날 수 있는 깊은 곳으로 이동을 한다는 것은 정설일 것입니다. 보 아래의 깊은 웅덩이나 보 위의 연중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는 곳이 좋겠죠? 오늘은 보 밑을 노려보아야겠습니다.
[신발짝 꺽지는 어디에 있을까요?] 시간은 12시를 넘어 오후시간이 깊어가고 갑작스런 추위에 주눅이 들어있던 꺽지들이 움지이기 시작할 시간입니다.
자, 어디에 신발짝 꺽지가 숨어있을까요? ^^;
먼저 "A" 지점을 노려봅니다. 아직 식사시간이 되기는 이르니까 보에 턱이 지는 곳, 콘크리트 구조물 밑으로 움품 패인 구멍 속에 대물이 숨어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곳을 노릴 때는 정확한 투척(콘크리트 끝나는 지점)과 카운트다운이 필수입니다. 쓔웅~ 완전히 가라앉힌 후 톡 쳐주고 살짝 끌어주니 입질이 토독 오면서 귀여운 꺽지가 반겨주지만 크기는.... 제 아들 신발만 하네요. -_-;
몇 번 해본 뒤 생각을 바꿉니다. 밤새 추위에 떨다가 햇빛이 비치며 수온이 올라가니 신이나서 햇빛 쪼이러 나왔을려나... "C" 지점의 하류쪽, 수심이 약 30~40cm 정도로 아주 낮은 잔여울로 이동하여 큰 호박돌 뒤로 던진 후 바로 감아들이니 호박돌 밑에서 누런 놈이 쏜살같이 달려나와서 웜을 확 가로채더니 좌우로 요동을 치는데 그 손맛이란 가히 환상입죠 ^^. 얕은 물에서 괜히 손맛 즐긴다고 놀다가는 돌 속에 박힐거 같아서 끌어내는데 바늘털이 까지.. -_-; 니가 배스냐?
그러고는 "B"와 "C" 지점을 오가며 몇수 손맛 보다가 역시 "A"지점에 미련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다시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A"지점을 공략하던 중 김훈님께서 "B"지점 부근에서 꽤 큰 녀석을 올리십니다.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그곳을 공략하던 중 마치 메기의 입질처럼 툭 건드리는 입질이 몇 번인가 계속됩니다. 순간 긴장감이... 정확히 던진후 가리앉히고 끌어주다 멈추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잠시 멈춰주었던 웜을 톡 쳐주는 순간 덜컥~ ^O^ 아까 녀석처럼 배스 흉내를 내지는 않지만 역시 큰 꺽지답게 짜릿한 손맛을 보여주며 시커먼 녀석이 좌우로 요동을 칩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멋지게 랜딩해서 보니 아까 녀석보다 훨씬 크네요.
[정답은 없다] 결국은 갖은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A" ~ "C" 지점까지 대물꺽지(이곳 기준입니다)는 모두 나왔습니다. -_-; 그럼 앞으로는 아무 생각없이 아무데서나 해 버릴 까요? 루어낚시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는 바로 자신이 생각하고 선정한 포인트에서 정확하게 입질을 받았을 때 느끼는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판단이 모두 옳았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조과를 얻었다고 '자만!'합니다. 그것이 제가 루어낚시를 즐기는 이유이고 그 속에서 생활에 찌든 스트레스는 다 날아가버립니다.
[어~ 또 너냐?] 어제(10/5)는 그곳에 다시 가서 제가 놓아주었던 대물꺽지들을 모두 다시 만나보고 돌아왔습니다. 입에 생긴 바늘구멍 위치가 같더군요.. 그것이 우리가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어야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날 잡은 꺽지들을 다 잡아먹어 버렸다면 아마 내년 봄비가 오기 전까지 그곳에서는 꺽지구경을 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녀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놓아주기만 한다면 누구든 언제나 그곳에서 저 예쁘고 멋있는 꺽지를 만나며 즐거워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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