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기사 > 조행기 모음 > 2002-09-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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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의 홀로 낚시 - 밀양강
9월 8일 일요일 한동안 낚시를 혼자 다니지 않다 보니 혼자 떠나는 것이 왠지 어색합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낚시의 참맛은 아무도 없는 강가에 혼자 서서 루어대를 휘두르고 자연을 벗삼는 것이 아닐까요? 여러 가지 사정도 있었지만 오늘만은 혼자서 새벽 물가의 모습을 즐기고 싶습니다. 아무말 없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어두운 밤길을 달려 강을 찾아가는 것까지도 낭만이죠 뭐.
[나오란 배스는 안나오고, 끄리만...]
- 모델이 되기위해 해뜰 때까지 붙잡혀 있었던 끄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새벽 3시 20분에 출발해서 정확히 1시간 뒤 밀양강에 섰습니다. 아~ 좋다! 근데 물이 엄청 불어있네요. 하류 낙동강의 영향인 듯 싶지만 왠지 불길한 예감이... 역시 나오라는 배스는 구경도 못해보고 포퍼로 끄리만 몇 수 올렸습니다. 벌써 가을이 왔는지 아주 추운데 물안개가 멋지게 피어오릅니다.
[ 꺽지 구경 ] 자리를 옮겨 동창천으로 향하는데 밀양강 중간쯤 길가에 접한 곳에서 물속에 큰 바위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저런 바위 아래에는 항상 메기나 꺽지 한두 마리씩은 들어있죠. 잠깐 내려서 바위 너머로 던져 바위를 타넘으려는 순간 후두둑~ 꺽지는 후킹 순간 손맛이 제일 좋죠?
- 바로 꺽지 등뒤로 보이는 저 바위입니다. - 이어서 바위 옆으로 지날 때 또 한 마리가 덤벼들더군요. 참 재미있는 꺽지낚시입니다.
[ 동창천은 유치원인가.. ] 또 차를 몰아 빈지소에 들러 보지만 벌초하는 사람들로 차를 댈 공간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동창천으로 향합니다. 동창천의 모처.. 제가 잘 가지 않는 포인트인데 왠지 가보고 싶어서 내려가 보니 물이 많이 줄어 꺽지가 괜찮을 듯 하네요.
이게 뭡니까? 제가 파리낚시 하는 것도 아니고 요만한게 겁도 없이 까부네요. 정말 앙증맞습니다. 서너마리 손맛보고 있는데 대구에서 오신 분 2명이 내려와서는 요런놈들까지 살림망에 담아 넣습니다. 그나마 그 사람들 별로 못잡아서 망정이지 아주 씨를 말립니다. 밧데리나 쵸크나 의식없는 낚시꾼이나.. 거기서 거기죠.
- 그나마 큰(-_-;) 녀석입니다. - 여기서는 가끔씩 작은 쏘가리가 올라오는데 이런... 대구어부한테 그 쏘가리가 잡혔습니다. 둘이서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저한테 자랑할려고 더 크게 떠드는 것 같습니다. 제가 꿰미를 안 갖고 있으니까 한 마리도 못 잡은줄 아는지 어지간히들 자랑을 하네요. 20cm도 안되는 그 불쌍한 쏘가리는 살림망에 들어가서 그 뜨거운 햇빛아래 허리춤에 대롱대롱 매달리고.. -_-; 그 와중에 저도 루어로 잡기 힘든 엄청난 넘을 하나 잡았습니다.
[ 나, 경찰이오 ] 작지만 마릿수로(20마리) 재미있게 놀다가 자리를 옮겨 봅니다. 아기 생기기 전까지 집사람이랑 줄기차게 다니면서 많이도 뽑아먹은 바로 그 자리...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곳엔 꺽지가 없습니다. 보기엔 바글바글할 것 같지만 그래도 없습니다.
- 그림같은 풍경입니다. 김훈님, 어딘지 아시겠죠? - 그래도 땡볓아래서 열심히 해서 작지만 7마리 씩이나 만났습니다. 혼자 이곳에만 오면 항상 옛날 생각이 납니다. 집사람이랑 둘이서 우산쓰고 하루에 100마리 넘게도 잡아보았고.. 참 추억이 많은 장소이죠. 제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에서 이상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가보겠습니다. 어? 이사람들 보게.. 벌건 대낮에 그물을 쳐? 예.. 딱걸리셨습니다.
- 점잖으신 분이 그러시면 안되지요 - 거만하게 다가가서 " 아저씨들, 여기 그물치시는건 불법입니다. " 헉~ 그냥 씹어버립니다. 아웅~ 열받어. " 강에서 그물 치시면 내수면어업법 위반으로 200만원 이하여 벌금 또는 6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맞나?) 이제 약간은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그냥 제가 좋게 말씀드릴 때 그물 걷으시고 물놀이나 하다가 돌아가세요. 못마땅한 듯 " 허참, 고기도 없구만 왜 그래요? " " 얼른 그물 가지고 돌아가세요. 괜히 경찰서 가셔서 불미스러운 일 당하시지 마시고요. 제가 경찰이예요. " " 5분 후에 돌아올거니까 바로 챙겨서 가세요. 아저씨들 한번만 더 이러시다가 눈에 띄면 그땐 법대로 합니다. " 유유히 하류로 내려가면서 보니까 그물 걷고 돌아가더군요... 제가 좀 심했나요? ^^*
- ??경찰서 불법어로 단속계 손준화 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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