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기사 > 조행기 모음 > 2002-07-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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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km의 조행길 - 남한강 쏘가리와 동해바다 황어,양태
[남한강 단양역 아래 여울] 7월 20일 연일 계속되는 야근에 몸은 지칠대로 지쳐있지만, 그 피로가 낚시에 대한 설레임을 달래 주지는 못합니다. 토요일, 양산에서 1시간 30분을 달려 포항으로, 형과 함께 다시 3시간 30분을 달려 드디어 항상 마음에 그리움을 품고 있는 단양에 도착했습니다. 지옥문님과 3일 만에 다시 만나는군요. 처음으로 사모님도 뵈었습니다. 강가에 나란히 서서 낚시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흙탕물로 인해 이날의 조과는 말 그대로 꽈광이었고 지옥문님께서 그나마 애기쏘가리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 꽝조황에도 전혀 아쉬워 하지 않는 척!!! 하는 형입니다. 아이~ 가증스러워라~ 철수 후 민박집을 찾다가 결국 머문 곳은 향산여울 근처의 흐르는 강물처럼... 4명이서 삼겹살에 소주 3병, 맥주 7개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쏘가리꾼의 훈련소 - 고수대교] 7월 21일 4시간을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났습니다. 흙탕물로 인해 좋은 조과는 포기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몇 군데를 더듬어 보다가 결국 내려선 곳은 고수대교... 흐흐~ 이름만 들어도 아련하지 않으십니까? 고.수.대.교. 지옥문님의 친절한 포인트 설명으로 자리를 잡고 제일 먼저 형이 40cm가량의 강준치를 올립니다. 와우~ 이어서 역시 고수답게 지옥문님께서 30cm가량의 쏘가리를 올리십니다. 쏘가리 나온 자리로 몰려드는 꾼들을 피해 자리를 옮겨서 된여울과 잔잔한 곳의 경계로 굼벵이를 날려 흘려주다가 벌레가 정면 쯤 왔을 때 덥석 물어 버리는 어신이 드디어... 된여울을 타고 느껴지는 손맛은 가히 대물을 짐작케 했으며 그걸 증명하듯 낚싯대는 활처럼 휘고 황홀감에 거의 정신을 잃어갈 무렵 녀석이 여울을 벗어나 잔잔한 곳으로 들어옵니다. 갑자기 가벼워 지는 손맛에 싱겁고 조금은 실망했지만 곧 녀석의 입속에 엄지손가락을 넣는 순간 가슴 깊이 전해져오는 감동, 전율, 오르*즘~ ^^;
잡은 쏘가리를 놓아 주고 가벼운 마음으로 순대국 한그릇씩 한 후 다음 주 지수리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옥문님 내외분과 헤어졌습니다.
이번 조행길에 지옥문님께 너무 신세만 진 것 같아 죄송하네요. 다음번엔 제가 쏠께요~ 그리고 꺽다리님, 꼭 동행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네요. 주말에 지수리에서 뵙기를 기원합니다.
[바다에서의 뜻 밖의 조과] 단양에서 모두 한번씩 손맛을 보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왠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반변천 또한 흙탕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마땅히 갈곳이 없습니다. 어제 단양 가는 길에 영덕을 지나며 보아두었던 갯바위를 찾기로 했습니다. 이름모를 바닷가 작은 마을.. 갯바위..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낍니다. 주변 사람들의 신기한 눈총을 받으며 둘이서 열심히 던진 결과 바다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황어입니다. 씨알은 작지만 지난해 섬진강에서 잡은 팔뚝만한 녀석 뒤로는 처음 만나보는 바다의 늘씬한 미인.
이곳 동해안은 서해와 달리 갯바위들이 모래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1/4oz 봉바늘에 벌레를 끼워 바위 옆으로 최대한 가까이 던져 가라앉힌 후 토끼뜀을 시켜주니 씨알 굵은(?) 양태가 심심치 않게 물어줍니다. 형과 둘이서 꽤 많이 잡았네요.
이 녀석들은 두 아들을 낚시 보내놓고 입맛(^^;) 다시시며 기다리고 계실 아버지를 위해 집으로 가져가 맛있는 매운탕을 해먹었습니다. 냠냠.
온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마친 후 아내와 아기를 데리고 양산으로 돌아오니 어제 오늘 총 주행거리는 약 600km... 낚시가 아닌 다른 일로 이렇게 잠 설치며 다녔다면 아마 너무 피곤해서 기절했을지도 모릅니다. 즐낚하시고, 하루가 다르게 자원이 줄어만 가는 우리의 쏘가리,꺽지... 얼굴만 보고 돌려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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